[투자 라운드 별 행동 수칙-②] 시리즈 A는 기초 토목 공사, 튼튼하고 견고하게 쌓아야 

 

강원도 철원에 5층짜리 상업용 빌딩을 하나 세운다고 가정하자. 남북 화해 무드와 맞물려 이 지역의 관광객 방문이 늘어날 것이고, 상권이 발달할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  빌딩 건축을 통해 지대 상승과 안정적인 월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은 만류한다. 인구가 적고 관광지로서 유명하지 않으며, 남북 관계에 변수가 너무 많아 사업 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창업자는 깊은 사업성 검토와 임장을 통해 철원 교통 중심지와 관광지, 상업단지를 잇는 '목'을 발굴했고, 이곳에 어떤 디자인의 빌딩을 세울지 사업 계획을 짰다. 건물의 대략적인 설계까지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주변으로부터 소액 투자를 받는다.


이를 스타트업에 비유하면 시드머니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마침 남북철도 건설에 따른 철원 지역 수혜가 예상된다는 소식이 들리기 시작한다. 


정부가 노후 선로를 전면 교체하고, 환승역사를 새로 건설하며, 인근 관광지를 개발한다는 소문도 돈다. 사업에 대한 자신감은 확신으로 바뀌고, 부동산 시세가 오르기 전에 빌딩 건설에 착수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이제 사업을 개시를 위한 1차 투자가 필요하다. 실력 있는 투자자에게 더욱 큰돈을 받아 본격적인 사업 개시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시리즈 A 투자가 필요한 타이밍이다.


시리즈 A는 어느 라운드보다도 중요하다. 이때 사업 설계를 제대로 해두지 않으면 사업 전개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앞으로 사업의 전개 방식을 결정하기도 한다. 건축으로 치면 기초 토목공사와 같다.


토목 설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건물 전체의 모습과 용도가 달라지 듯 시리즈 A는 비즈니스의 초반 정지작업이다. 본격적인 사업체로 거듭나는 것이다.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사용자 확대 전략, 지불 방법, 가격 정책 수립, 최상의 유통 방식 등을 결정해야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수많은 계약서를 주고받으며 최적의 계약 조건을 찾아야 하며, 마케팅, 유통 파트너와는 장기적인 파트너십 유지를 위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런 파트너들과 계약이 기업의 가치를 형성한다.마케팅 비용은 생각보다 많이 듭니다. 제품 판매가가 1만 원이라면 3000원가량을 마케팅 비용으로 책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대략적으로 제조업의 경우 제품 원가 30%, 마케팅 비용 30%, 인건비 및 운영비 30%, 영업이익 10%를 매출원가로 생각하고 사업 계획을 잡는다. 


콘셉트에 머물던 시드 투자와는 달리 시리즈 A 투자자들은 진짜 사업, 사업을 성공시킬 전략을 가진 비즈니스맨을 찾는다. 수익을 창출한다는 기업의 기본 명제에 얼마나 충실할 수 있느냐를 보는 것이다.


그간 기술 및 아이디어 개발에만 집중했던 창업자는 본격적으로 사업가로 변신해야 한다. 시장은 기술의 틀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돈과 소비자들의 심리를 따라 움직인다. 창업자들은 자신의 필요한 역할에 따라 즉각 변신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사업화 모델이 정교해졌다면 투자자들을 만나야 한다. 시드머니와는 달리 수십억대 투자가 들어온다. 미국에서 창업한다면 시리즈 A에서 100억원대 투자를 유치할 수도 있다.


시드머니는 친분 등에 따라 투자를 유치했다면 시리즈 A부터는 엄격한 투자 기준을 가진 프로 투자자를 만나야 한다. 시리즈 A 투자자는 대개 벤처캐피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