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우드 배우 진 해크먼과 아내 베시 아라카와가 세상을 떠나기 전,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해 자가 검사를 진행한 정황이 확인됐다. 부부는 지난 2월 26일(현지시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당국에 따르면, 베시 아라카와는 2월 11일 지인에게 “진 해크먼이 오늘 감기 같은 증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했는데 음성이었다”며 “혹시 몰라 내일 약속을 취소하고 2월 말쯤으로 다시 잡고 싶다”고 메일을 보냈다. 그러나 이후 추가 메일 발신 기록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당국은 그녀가 다음날인 12일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라카와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HPS)’으로 확인됐다. 설치류의 배설물·침·소변 등을 통해 감염되는 희귀 바이러스로 초기에는 오한·근육통·두통 등 감기나 코로나19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다가 급속히 호흡 곤란으로 악화하는 특징이 있다.

베시 아라카와는 사망 직전 인터넷에서 ‘호흡기 운동’ 관련 정보를 검색했고 산소캔을 온라인으로 주문한 사실도 확인됐다.
반면 진 해크먼은 한타바이러스 감염 흔적은 없었다. 그의 사인은 고혈압과 동맥경화성 심장질환이며, 알츠하이머 증세도 동반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의 인공심박동기는 2월 18일 마지막으로 작동 신호를 보냈고 이때 심장 박동 이상이 감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 당국은 진 해크먼 부부의 자택 본채에서 설치류 흔적이 없었지만, 차고·별채·외부 창고 등 부속 건물에서는 설치류 배설물과 쥐덫 등이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진 해크먼은 아내가 숨진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약 일주일 동안 시신과 함께 머물렀던 것으로 보이며, 현장에서는 반려견 한 마리도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