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비즈니스, 왜 항상 실패할까- ①


 

우리는 남도 나와 같다고 생각한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대개 태양을 그릴 때 빨간색을 칠한다. 우주에 떠 있는 태양의 불그스레한 색에 뜨겁다는 이미지를 덧대 빨갛게 칠한다. 미국·영국 등 서구권에서는 주황색과 노란색을 많이 쓴다. 실제 태양 색에 가깝다. ​

 

태양을 하얗게 칠하는 경우도 있다. 아직 태양이 붉다는 것을 교육받지 못해서다. 실제 눈에 들어오는 태양의 색은 하얗다. 너무 밝아 눈을 제대로 뜨기도 어렵다. 모두가 알고 있는 진실과 인식, 지식 등이 버무려져 그림에 투영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아는 대로, 이해하는 대로 상대를 인식하고 이해하려고 한다. 반대로 타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해가 잘 안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든 외교든 비즈니스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으면 원하는 바를 얻기 어렵다. 

 

중국은 한국과 서로에게 가장 큰 교역 상대국 중 하나며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어 물적·인적 교류가 활발하다. 제조업 베이스의 한국과 산업 구조가 대칭적이고 스타트업을 통한 신기술 확대 전략도 데칼코마니처럼 닮았다. 서로 경쟁하는 것만큼 협업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중국과 관련된 여러 사회·경제·문화 뉴스를 우리에 빗대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국 기업들이 자본주의적 기틀 위에서 활동한다고 생각하고 거래를 시작한다. 자기 함정에 빠지기 좋다.

 

​지난해 4월 10일에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이 75억 홍콩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일회성 보상을 받았다. 샤오미는 이 주식 보상을 레이 회장이 2010년 창업 때부터 2018년 홍콩거래소 상장까지 8년간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하는 보상 차원이라고 했다. 레이쥔은 이를 전액 기부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어디에' '언제' '어떻게' 기부할 거란 의문은 제기되지 않았다.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며 급성장한 샤오미를 비롯해 대다수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아 성장했다. 한국이 재벌들에게 자원을 몰아줘 대기업이 초고속 성장한 1960~7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는 화웨이, 샤오미, 오보, 비포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정부보조금에 따라 2015년부터 시장점유율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경쟁하듯 성장하고 있다. 거대 기업을 여러 개 만들어 돌아가며 보조금을 지급하고, 이를 통해 시장과 기업을 키우기 위해서다.​

 

투자와 기업 육성은 중국의 각 성(省) 별로, 부처별로 진행한다. 대개의 경우 기업 최고경영자(CEO)도 정부와 커넥션이 있거나, 공산당이 전략적으로 앞세운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추측건대 레이쥔 회장의 자금은 공산당 쪽으로 흘러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부는 고위 당원들에게 분배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알리바바의 마윈도 그런 인물들 중 하나라는 분석이 많다. 마윈은 무명 대학 출신임에도 창업에 열정을 갖고 거대한 온라인 유통 기업을 탄생시킨 신화적 인물로 포장돼 있다. 

 

​마윈이 급성장한 2013년은 항저우 저장성 당서기를 지낸 시진핑이 국가 주석에 오른 해다. 시진핑 주석 취임 이후 항저우계 기업인들은 무섭게 성장했다. 항저우 대학을 나온 마윈도 그중 하나였다. 시진핑은 상하이방 출신이기도 하다.

 

​마윈이 떠오르면서 내리막을 그린 인물이 있다. 라이벌로 불리던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이다. 요즘은 중국 재벌 순위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마윈이 공산당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런 분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