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세 급등] 비트코인 역대 최고가 경신, 코인은 가치 있는 자산일까 -③


◎대중들이 보는 암호화폐 문제점 뭘까? 


1. 다단계 수단
실제 IT와 무관한 중년 이상들에게는 암호화폐는 다단계 상품으로 인식된다. 하위에 많은 구매자를 유치함으로써 수당을 챙기는 식의 상품. 실제 코빗이 처음 문 열었을 때 코빗에 처음 접근한 사람은 부산의 다단계 사업자였다. 초기에는 다단계를 통해 채굴기 구입, 판매 구조를 갖추고 채굴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나누는 구조가 가장 많았다.


대다수 다단계 사업자들은 실제 모집된 자금보다 훨씬 적은 돈만 채굴기 구입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착복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소송도 여럿 진행 중이다. 2018년에는 ICO 다단계가 유행처럼 번졌다. 실제 많은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이 다단계 수법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요즘에도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도 않은 IEO, STO 방식을 들먹이며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경우가 많다. 


2. 자금 세탁 창구
가장 심각한 점이다. 암호화폐란 게 세상에 처음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 기업 오너들을 중심으로 암호화폐 투자가 유행처럼 번졌다. 탈세를 목적으로 한 자산의 해외 송금이나 승계, 불법 송금 등이 만연했다. 경영 승계 이슈가 있는 국내 한 메이저 경제매체 회장은 "암호화폐가 세상을 바꿀 것이다. 집중적으로 취재해 이를 띄워라"라고 취재 지침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중순 이후 중국의 거대한 자금이 국내로 들어왔다가 다시 빠져나간 흐름이 포착됐다. 당시 중국의 채굴사업자들이 자금의 세금 탈루 목적으로 국내로 들어와 부동산 등을 대거 매입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버닝썬 투자자도 암호화폐 시세를 이용해 돈을 벌어 국내로 들여와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의 암호화폐 큰 손들은 탈세를 위해 국내 거주 중인 조선족 동포 등에게 아르바이트 비용을 지급하고 암호화폐로 번 돈을 해외로 이체해 줄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해외로 나갈 때 미화 5000달러까지 들고나갈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100명이면 50만 달러, 1000명이면 5000만 달러, 1만명이면 5억 달러다. 검찰이 암호화폐 수사 초기 중국인 왕래가 가장 많은 인천지방검찰청을 중심으로 활동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는 금융범죄 수사의 헤드쿼터인 서울 남부지검 총괄하고 있다.


3. 졸부 놀이터
돌이켜 보자. 암호화폐 시세가 한창 오를 때 ICO 등으로 돈을 번 많은 암호화폐 업체 대표 및 종사자들은 외제차를 구입하고 집을 샀다. 많은 암호화폐 창업자들이 고급 리무진을 타고 다니며 술집을 전전했다. 2018년 이태원 클럽에서 현금 다발을 뿌려 화제에 오른 20대 청년도 ICO를 통해 돈을 모았다고 증언했다. 외부에서 보는 시선이 곱지 못하다. ICO를 통해 유치한 투자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면 이는 엄연히 배임·횡령에 해당한다. 현재 이런 업체에 대해 검찰은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수사하고 있다.


4. 신뢰 붕괴
블록체인은 신뢰성과 보안이 뛰어난 기술로 알려져 있는데, 거래소 해킹 사고가 줄줄이 발생하며 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다. 대부분 해킹범들은 암호화폐 자체를 뚫은 것이 아니라, 거래소 시스템을 해킹한 것이지만 대중들로서는 알 바 아니다.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특히나 거래량이 많을 때마다 거래소는 수시로 셧다운 됐다. 별다른 이슈가 없을 때도 튕기는 경우가 많았다. 거래소가 시세조작을 한다는 의혹을 받았다. 실제 국내외 거래소들은 랜딩봇 등 프로그램을 돌려 원하는 시세에 자기들이 보유한 암호화폐를 거래했다. 필요할 때마다 거래를 끊은 것 아니냐는 의심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5. 기술 주도권 싸움 
블록체인 분야는 항상 싸움이 일어난다. 아직 완성된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주도권을 두고 항상 싸움이 벌어진다. 채굴 진영과 개발자 진영 간에 다툼이,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 간에 싸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간에 경쟁, 합의 시스템을 둘러싼 기술 주도권과 아이디어 다툼. 블록체인 종사자들은 신규 투자금이 유입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런 싸움들이 투자자들의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블록체인을 우리 생활 속에 뿌리내리려면 관련 업계 개발자와 기획자들이 잘하는 수밖에 없다. 건전하고 신뢰성이 높으며, 보안도 뛰어남을 증명해야 한다.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 쉽게 만들고 경제적·효율성 면에서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 4월 초 열렸던 디코노미에서 발표한 나선 여러 강연자들은 "앞으로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금융환경이 펼쳐질 것"이라는 비전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앞선 기술을 홍보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사용자로서는 PoW든 POS든 DPos든 POI든 중요하지 않다. 제작자는 사용자로 하여금 "잘 쓰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게 블록체인 솔루션이었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 'yes, yes, yes'만 눌러도 걸리는 것 없이 만들어야 한다. 윈도우7에서 잘 구동되던 프로그램이 윈도우10으로 넘어와서 사용에 불편함이 생기면 사용자는 떠나고 만다.


경영자나 기획자·블록체인 전문 기자들이 ERC20이니 사이드체인이니, 샤딩이니, 메타마스크니 개발자 용어를 사용하기를 즐기며, 기술에 천착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사용자가 편리하게 블록체인을 사용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보다는 블록체인 기술이 세상에 잘 스며들거나 아예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 개발에 몰두할 필요가 있다.

 


신기술 등장에 따른 밸류체인의 변화는 크게 세 가지 경우에서 비롯된다.


-신기술의 여러 다양한 실험을 통해 만들어지는 '기술적 접근'
-당장 생활의 불편을 어떤 기술로 개선할 수 있을까란 '효율성적 접근'
-비싼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고민하다 나오는 '경제적 접근' 


서두에 블록체인 결제망을 만들려는 람바체인 대표이사와 기존 신용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싸카드 IT 본부장 간에 가상 대화는 단순화 하긴 했지만 현재 업계에서 숫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벤처캐피탈의 투자심사역이라면 과연 람바체인이란 회사에 투자를 집행할 수 있을까. 일부 블록체인 종사자들, 혹은 이 분야 셀럽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정부 규제 때문에 투자금이 말랐다고 비판한다. 이는 애먼 소리다. 암호화폐 투자 열풍은 언젠가는 꺼질 거품이었다. 비트코인이 1억원까지 올랐다고 현재 상황이 달라졌을까. 부가가치를 생산하지 못하는 암호화폐는 단순한 전자 코드일 뿐이다.


열풍에 편승한 투자자들도 기술이나 가치에 대한 판단은 부족했지만 IT 영웅들이 자신의 자산가치를 올려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제프 베조스나 마크 저커버그 같은 실리콘밸리의 영웅들도 아직까지 블록체인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은 못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아직 미완성이다. 그리고 세상도 아직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다. 세상은 아직 컴퓨터 해상도 설정이나 프로그램 제거조차 못해 진땀을 빼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 


빌딩이 다른 곳에 있다는 이유로 계열사끼리 같은 망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임대 건물이라 기업망을 못 깔고 가정용 와이파이 중계기를 써야 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론과 같은 분산원장을 통한 신뢰 프로세스 구축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언젠가 블록체인으로 구성된 세상이 올 수 있지만, 지금 세대에 나타날지, 100년 뒤가 될지는 모를 일이다. 세상의 변화는 생각보다 느려서다. 이 시대를 앞당기려면 당국이나 자금시장 등의 상황에 대한 불평보다는 블록체인 성공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이 먼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