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탄에 휘청이는 보잉…항공기 가격 581억원 상승

▲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1일 외국산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관세 정책으로 보잉 787항공기 가격이 4000만달러(581억 원) 상승할 전망이다. 이에 글로벌 항공사들은 미국의 보잉사가 아닌 유럽연합(EU)의 에어버스와의 협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국제 항공임대회사 에어캡(AerCap) 의 CEO 앵거스 켈리(Aengus Kelly)는 “미국과 유럽 간 25% 상호 관세가 현실화되면 보잉 787 드림라이너 한 대당 가격이 4천만 달러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지속한다면 항공사들이 가격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보잉 대신 에어버스(Airbus)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1일 외국산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으로 피해를 입는건 아이러니하게도 자국의 보잉사가 될 전망이다.

보잉은 글로벌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는 기업으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핵심 부품을 조달하며 연간 수억 달러를 지출한다. 멕시코에서는 상업용 항공기 부품에 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으며 캐나다 위니펙 공장에서는 787 드림라이너의 랜딩 기어 등 주요 부품을 생산 중이다. 그러나 새 관세로 인해 부품 비용이 급등하고 공급망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다.

보잉 CEO 켈리 오트버그(Kelly Ortberg)는 “캐나다산 부품 가격 상승은 물론, 공급망 중단이 더 큰 문제”라며 “생산 일정과 비용 관리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유럽의 에어버스는 이번 관세 갈등에서 비교적 유리한 위치에 있다. 에어버스는 미국 내 앨라배마와 미시시피 등에 생산시설을 운영하며 40개 주에서 2000개 이상의 공급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에어버스 CEO 기욤 포리(Guillaume Faury)는 “관세로 미국 시장 납품이 어려워지면 비미국 고객에게 우선 공급을 조정할 것”이라며 유연한 전략을 강조했다.

한편 항공 업계는 “보잉이 미국 내 시장을 유지하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에어버스가 75~80%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항공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에어버스 기종을 선택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