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본 2020년 스타트업 10대 트렌드는-①


 


2020년은 도전의 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로의 경제 시스템 변화가 나타난 가운데 수많은 스타트업들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피봇팅에 나섰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구글도 이에 발 맞춰 스타트업 정책을 전환하는 한편, 올 한해 트렌드를 정리했다.


이 트렌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1. 원격 근무 모델의 효율성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원격 근무를 하는 스타트업은 많았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원격 근무 경험이 없던 스타트업 또한 업무 환경의 변화가 필요해졌다. 직원 모두 불편함 없이 원격 근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효율적으로 원격 근무를 관리할 수 있는 문화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원격 근무가 잘 작동하려면 새로운 업무 도구와 협업 모델을 찾아 빠르게 도입, 적응해야 한다. 화상 회의 도구와 협업 문서 툴에 대한 수요도 가파르게 늘었다. 짧은 프로젝트 주기에 따라 매일 간단한 미팅을 통해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과 이슈를 체크하는 애자일 형식의 협업 모델이나 린 매니지먼트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도 하고 팀원 간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 랜선 점심 식사, 랜선 칵테일 파티 등과 같은 가상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했다. 
 

2. 다양한 성과 관리 방법에 대한 수요 증가
관리자들은 원격 근무가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성과 관리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팀원들이 동일한 목표에 집중하면서도 더 많은 자율성과 책임을 갖도록 하기 위해 구글의 OKR을 도입하거나, 직원의 근태 관리보다 업무 성과 자체에 집중하는 KPI로 수정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새로운 방식의 성과 관리 툴은 회사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문화 자체를 바꾸는 데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3. 다양한 리더십 자질 
리더들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도 팀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자금을 유치하고, 시장에 진출하여 승리하기 위해 기존과는 전혀 다른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했다.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위기 이후를 예측하고 그에 따른 전략과 비전을 빠르게 설립해 이해 관계자와 팀원 모두를 설득해야 하는 능력이 대두됐고 이를 위한 리더십 교육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 
 

 

 

4. 비대면 제품 또는 서비스 강화  
스타트업들이 올 한해 가장 고민했던 것 중 하나는 ‘피봇'이다.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커뮤니티 내에도 코로나로 인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완전히 바꾸거나,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여 코로나의 영향을 상쇄하는가 하면, 코로나가 야기한 새로운 트렌드 바람을 타고 성장 가속화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존재했다.    


예컨대 픽셀릭은 본래 디자이너들의 협업을 돕는 온라인 협업 플랫폼을 개발, 출시했다가 비대면 트렌드가 지속하고, 앞으로도 원격 근무 트렌드가 확산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디자이너 외 일반 직장인들을 위한 온라인 협업 툴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피벗하는 중이다.


디어라운드는 주력 서비스인 ‘병원 동행 서비스'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진행이 어려워짐에 따라 빠르게 해당 서비스를 중단하고, 환자와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에게 필요한 면역력 강화 제품을 큐레이팅해 주는 온라인 ‘면역 처방' 서비스를 출시했다.
 

5. 급부상한 MZ세대의 특성과 니즈에 맞춘 서비스 
코로나 후 가장 강력한 소비자 집단으로 부상한 Z세대를 단순한 제품의 타깃으로 생각하거나 마케팅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그들의 인사이트와 피드백을 적극 활용해 성장한 스타트업 사례도 계속 등장하고 있다.


혁신적이고 창의적 뷰티 플랫폼으로 Z세대 반향을 일으킨 잼페이스의 경우 사업 초기 아이디어는 ‘뷰티' 관련 영상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그러나 타깃고객과의 심층면접을 통해 정확히 원하는 부분을 선택해 재생할 수 있는 동영상 점프 기능을 강화한 제품으로 탄생시켰다. 그 이후에는 고객 피드백을 반영한 동영상에서 인플루언서들이 사용하는 제품을 알려주는 기능, 외모적 특성을 반영한 영상 분류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제품을 고객 피드백에 맞추어 유기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인포크는 처음 하나의 플랫폼에 인플루언서들을 모아 놓는 ‘오픈마켓'을 고안했다. 그러나 사업을 진행하며 계속 증가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이 원하는 채널에서 편리하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백엔드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훨씬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인플루언서를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었다. 
 

6. 국내에서 국외로, 국외에서 국내로 또는 경계없이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초기에는 코로나가 ‘글로벌 진출'을 막아버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던 스타트업들이 초반에 타깃한 국가에 가지 못하면서 계획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등 영향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지금은 ‘온라인'으로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다시 글로벌 진출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혹은 국외보다 국내에서 먼저 튼튼한 포트폴리오를 쌓는 데 집중하거나, 애초에 지역 경계 없이 접근하기도 한다. 


유기농 뷰티 브랜드 율립은 처음부터 국내 오프라인 마켓이 아닌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아마존을 공략해 성과를 거두었다. 그리고 글로벌 오디언스를 가진 미국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해 인지도를 높이는 노력을 하고, 판매 웹사이트가 작은 한국 회사가 아닌 글로벌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브랜딩에 정성을 들이는 노력을 진행 중이다. 


이에 비해 미국에 본사를 두고 미국 사업을 진행 중인 모션투에이아이는 코로나로 제약이 생긴 이후 아세테크, 테스트웍스 등 관련 분야의 한국 기관들과 적극적으로 업무 체결을 했다. 또 CJ대한통운과 파일럿을 진행하며 한국에서 포트폴리오를 늘려나가는데 집중한 결과 올초 국내 투자기관에서 추가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