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버블 이어 유니콘도 투자 '과열론', 열기 꺼질까


현대상선·두산중공업·한국콜마·롯데칠성·아이에스동서·코리안리…


이들 기업은 코스피 상장사이자 시가총액이 10억 달러(약 1조1000억~1조2000억원) 언저리에 있는 기업들이다. 

업력이 오래됐고 선박·공장·연구소·유통망·생산라인·사업면허 등 막대한 유무형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스타트업 중 시가총액 10억 달러가 넘으면 유니콘이라고 부른다. 한국에는 비바리퍼블리카·야놀자·크래프톤·배달의민족 등의 유니콘이 있다. 앞으로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어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는다.  


벤처투자는 금융투자의 한 영역이다. 기술과 가능성, CEO의 자질 등 정량화하기 어려운 스타트업의 가치를 미리 보고 투자하는 고위험군 투자처다. 


그러나 유니콘으로 성장할 정도의 투자가 몰렸다면 많은 투자자들이 기업의 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인정해 준 것이다. 유니콘이 시장의 온전한 평가를 받으려면 주식시장에 상장해야 한다.


기업의 현금창출 능력부터 기술력, 성장성 등등을 기존 금융시장의 문법에 맞춰야 한다. 

벤처캐피탈이 일종의 서브리그라면 주식 상장은 메이저리그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국내 유니콘 중 당장 상장할 경우 시가총액 1조원을 받을 수 있는 회사는 몇 개쯤 될까.


지난해 터진 위워크 사태와 우버·리프트의 주가 급락 등 엑시트콘(상장 및 M&A를 통해 유니콘에서 이탈한 스타트업)에 대한 증권 시장의 시선이 차갑다.


유니콘에 거품이 많이 끼었고, 성장하는 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측면 때문에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특히 상장 기업 중 좋은 기업들이 많은데 굳이 유니콘에 투자해야 하냐는 의문의 목소리도 많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위워크와 우버테크놀로지는 2019년 한 해에만 약 1000억 달러 규모의 가치를 잃어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벤처캐피탈(VC)들도 투자 시 수익성 검토를 많이 하고 있으며, 페어(FAIR)·Ui패스(Ui PATH)·라임 (Lime) 등 유니콘들도 이익을 창출을 증명하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벤처캐피탈리스트인 크리스 두보스는 최근 "지난 5년간 진행된 파티 중에 어느 누군가 전등 스위치를 밟았다. 우리 모두 시야에 제약이 생겼으며, 남은 밤이 어떻게 진행될지 아무도 모른다"며 최근 실리콘밸리의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의 장기 저금리 기조로 현재 실리콘밸리에는 돈이 넘치고, 이런 투자환경이 유지돼야 살아남을 수 있는 만큼 문제는 없을 거란 관측도 적지 않다. 

다만 1999년 닷컴 버블 붕괴 이후로 이처럼 자금 파티가 일어난 적이 없으며, 이는 곧 불확실성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일부 VC들은 스타트업에 대한 철저한 해부와 기업 지배구조 분석, 기업가 마인드를 탐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위워크의 몰락은 큰 손실과 느슨한 기업 지배구조, 여기서 비롯된 여러 이해상충 문제에서 비롯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 집행도 더뎌졌다.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스타트업과 관련한 투자 등 금융거래가 1~2주 안에 끝났는데, 이제는 1개월 이상 걸리는 상황이다. 


샌프란시스코의 라임(Lime)도 현금 소진과 과당경쟁, 규제 문제 등으로 올해 1 분기에 마감된 회사의 마지막 자금 조달 기간이 평소보다 2배가량 걸렸다. 


투자금 손실을 우려한 투자자들도 자금을 회수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미국의 IPO는 연초 대비 3분의 1까지 떨어졌고, 10억 달러 이상 가치 있는 기업의 추가 투자 라운드에서도 기업 가치를 낮게 잡고 있다. 

 


지난 10년간 벤처기업에 투자가 많이 성사됐다. 


피치북에 따르면 미국 벤처캐피탈 투자는 2009년 270억 달러에서 2018년 1300억 달러로 5배 급증했다. 


유니콘이 기업공개 모습을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투자자들이 청약하려고 아우성치며 오버 밸류가 형성되거나, 어딘가 모를 찝찝함이 있어 투자에 거부감이 생기고 기관투자자들끼리만 손뼉 치는 현장. 


요즘 상장을 했거나 상장을 앞둔 스타트업들을 보면 후자의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다. 


투자자들은 투자 시  단기적으로는 벤처기업의 미래가치보다는 현재 성과에, 마케팅이나 이미지보다는 실적에 조금 더 주목해야 할 때다. 스타트업들은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에 대비해 내실을 튼튼히 다져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