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명·로고, 처음에 꼼꼼히 안 따지면 송사 휘말릴 수도 

회사의 이름과 로고는 기업의 정체성, 목표, 비전 등을 드러내는 도구다. 회사명을 영어로 할지 한글로 할지, 로고를 정사각형에 담을지 직사각형에 담을지부터, 글자체를 정자로 쓸지 필기체로 쓸지, 색상은 파란색으로 할지 빨간색으로 할지 등 모든 지점에 철학을 담고 있다.


자칫 작은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안에는 회사의 철학과 수많은 고민이 담겨 있다. 회사를 대표하는 이미지인데 아무렇게나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다. 특히 처음에 제대로 세팅해 두지 않으면 미래에 소송을 불사해야 할 수도 있다.


대개는 사업자 등록을 즈음해 기업명과 로고를 정한다. 이미 정한 기업명이 있더라도 사업자등록할 때 겹치는 상호가 있어 곤란한 일을 겪을 수도 있다. 초보 창업자의 경우는 집에서 고민해 기업명을 정하고, CAD나 포토샵, 워드 등의 프로그램을 사용해 로고를 직접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지향하는 기업의 이름이나 로고를 참고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정한 이름과 로고는 앞으로 100년 기업이 될지도 모르는 회사의 영원한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비즈니스는 내 머릿속에서 돌아가지 않는다. 법적, 사회제도적 틀 안에서 굴러가야 하며 수많은 경쟁 상대가 지켜보고 있음을 주의하고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 조금 성공한다 싶으면 주변에서 "우리를 따라 했다"라며 소송이 잇따르기 일쑤다.


먼저 사명을 정할 때는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와 구글 검색을 통해 같거나 유사한 상호가 있는지부터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나중에 사업이 성공한 뒤, 명의도용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이름이 비슷한 점을 이용해 회사 이름을 사칭해 투자를 받으러 다니거나, 여기저기 계약을 하러 다닐 수도 있다.


이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사명은 보통명사보다는 고유명사로 정하는 것이 좋다. 사명에 나라, 한국, 타이거, 천국, 전진 등의 단어를 사용하면 향후 문제에 휘말릴 수 있다.

 


삼성·한화·선경처럼 한자 조어로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우아한 형제들'처럼 형용사와 명사의 조합도 좋다. 대표자의 신뢰성이 중요한 컨설팅, 금융, 마케팅업이라면 대표자의 이름을 따서 사명을 짓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영어로 사명을 지을 때는 반드시 구글 검색을 통해 동일한 이름이 회사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면 사명(유사한 이름까지)과 업종, 소재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영어로 지을 때 역시 보통명사는 피하는 것이 좋다.  


로고 역시 마찬가지다. 대개는 다른 회사의 로고를 참고하거나 워드 프로그램에 디폴트로 저장된 글자체를 사용하는데 자칫 글씨체를 만든 사람(혹은 기업)과의 실용신안 특허와 충돌할 수 있다. 


기존에 있는 글자체를 큰 폭으로 변형해 사용해야 한다. 모든 글자를 디자인할 필요는 없다. 자사 법인과 상표명의 글자만 재디자인 하면 된다.